오늘은 침동 테사로 맛봐버린 무코팅의 맛을 배가 시켜줄 전전형 무코팅 조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년은 써보고 리뷰를 해야지 싶었는데 사진이 너무 많이 쌓이는 바람에 한번 끊어 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리뷰를 시작해본다.
먼저 외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무코팅이다보니 대물 렌즈에 반사광이 잘 보이는 바람에 장비 사진을 찍고 있는 탐욕스러운 모습도 같이 담겨버렸다. 다른 콘탁스 내경통용 렌즈들이 그러하듯이 렌즈 내에 헬리코이드는 없고 오로지 조리개 조절 링만 있다. 전후형 코팅 조나와 비교해보면 무코팅 렌즈가 좀 더 만두 형태로 길이는 비슷하지만 아주 약간 커 보인다. 조리개는 13매로 코팅형에서 일부 구간에서 별 모양이 되는 특징은 없다. 전구간이 원형 조리개 형태이다. 코팅 조나는 블랙림, 무코팅 조나는 실버림이라서 자이스 실버 필터를 달아주었다. (옵튼으로 표기된 코팅 조나에는 실버림 버전이 있습니다.)
최근 M10-P 바디를 영입하여 코이로 어댑터와의 조합 사진도 함께 올려본다. 얇아진 바디와 상판 각인때문인지 좀 더 클래식해 보이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240계열이 참 좋은 바디인데.. 후옥이 긴 편인 35mm 이하의 렌즈들에서 컬러캐스트가 발생해서 좀 더 쾌적한 사진 생활을 위해 영입하게 되었다. 역시 디지털은 최신 버전이 좋을 수밖에 없는 듯하다. 컬러캐스트 때문에 영입했지만 얇아진 바디로 인해 좋아진 그립감과 작아도 너무 작은 셔터음이 오히려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나중에 바디별 컬러캐스트 비교 결과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이제 결과물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가장 먼저 보케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동일한 장면을 찍은 비교 결과물은 없지만 마지막에 있는 코팅 조나의 보케나 무코팅의 보케는 형태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번 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코이로 어댑터와 조합으로 0.7m의 보케는 확실히 화려해 보인다. 꼭 0.7m가 아니더라도 적당한 초점 거리에서도 자연스러운 보케가 발생한다. 눈곱만큼 차이라면 무코팅의 보케의 경계가 좀 더 밝고 선명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아래 있는 두 개의 사진을 보면 중앙부에서는 비누 방울 모양의 보케가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코팅 조나 대비 무코팅 조나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전에 리뷰한 전전형 침동 테사에서도 밝혔지만 빛을 앞에서 맞이 할 때 코팅과 무코팅의 차이가 발생한다. 사실 칼로 그어 구분할 만큼 엄청난 차이는 아니지만 초점을 정확히 맞추지 못한 경우 생기는 글로우가 심해진다거나 주변부에 옅은 막 같은 층이 낀다던지 하는 느낌의 차이는 있다. 특히 역광, 역사광에서 암부가 훅 뜨면서 컨트라스트와 채도가 무너지는데, 마치 필름의 결과물을 보는 것 같아서 매우 좋아했다. 마지막에 있는 코팅 조나는 광륜 형태의 플레어 안쪽에도 적절히 컨트라스트와 채도가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초점이 맞은 뒤보다는 앞의 영역에서 글로우가 좀 더 발생해서 여리여리하고 아련한 느낌을 배가 시킬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근거리에서 최대 개방 결과물이다. 빛이 잘 맞으면 코팅만큼 선명한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한없이 부드러운 결과물을 내주었다. 마치 여려 얼굴이 있는 렌즈를 쓰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까지는 이렇게 찍으면 이런 결과물이 나오겠구나 하는 정확한 공식이 머리 속에 있지는 않지만, 어쨌든 렌즈 안으로 직광이 들어오지만 않으면 해상력이 참 좋은 결과물을 선물해 주었다.
선명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잠시 화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보자. 대부분 오래된 렌즈만 쓰고 있다 보니 요즘 렌즈와 비교하면 중앙부에 조금 좋은 정도를 '와! 좋다!!' 하고 오버해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당연히 가까운 거리의 초점을 맞추었을 때는 주변부에서 흔들리는 듯한 느낌과 함께 화질이 좋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코이로 어댑터와 조합에서 조금이라도 더 정확한 초점을 맞출 수 있기에 화질이 좋아졌다고 느껴진다.
의식의 흐름대로 원경의 최대개방 혹은 f2.0정도 조금만 조인 원거리의 결과물도 짚고 넘어가 보고자 한다. 핀을 정확히 맞추지 못한 탓도 있지만 아무래도 초점면 가까이에 발생하는 글로우 때문에 흐릿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무래도 원경은 4 이상 조여서 찍어주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
그렇다면 다음으로는 조리개를 조여서 찍은 사진으로 넘어가보자. 4~8 구간으로 조여서 촬영했으니 당연히 구석구석 선명하다. 내 기준에서는 사실 상만 맺혀주면 OK이기 때문에 개방 화질에 비하면 좋아진다는 의미일 뿐 현행 렌즈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는 색수차와 플레어 등 기타 사항에 대해 언급해보려고 한다. 색수차는 애초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엄청 심할 것 같은 때는 잘 안 나오고 예상하지 못한 경우에서 더 잘 발생하는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초점이 잘 맞지 않으면 글로우와 함께 색수차를 동반하기도 했다. 플레어는 대부분 광륜 형태로 발현되었으며 무코팅 테사에서 처럼 빛갈래 같은 결과물은 보지 못했다. 현대적인 공간에서 그렇지 못한 특성으로 사진의 구성요소를 잘 비벼주면 재밌는 사진들이 나와서 즐거웠다.
사실 4개의 계절을 다 채우고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서 찍어본 결과물을 정리해 올리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너무 이 렌즈에만 집중해서였을까 고르고 골라도 작례가 너무 많아 걸러내는데만 시간이 오래걸렸다. 무코팅만의 매력을 찾아보기 위해 자연스럽지 못한 시도도 몇 번 했던 기억이 난다. 같은 구조이니 아무래도 비슷한 결과물이 나올 것은 뻔하지만 조금의 차이를 캐보고자 너무 변태짓을 한 건 아닌가 반성해 본다. 나의 소비의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지 '코팅보다 무코팅이 좋아요!' 하는 결론으로 마무리하고 싶지 않다. 당연히 각자의 개성이 있고 좀 더 취향에 맞는 렌즈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코팅이라고 생각하고 찍고 기억하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이지 만약에 타인이 두 가지 렌즈로 찍은 결과물로 어떻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당연히 맞추지 못할 것 같다 ㅋㅋ 이제는 그동안 등한시했던 렌즈들을 좀 더 보살피고 사용해보자는 다짐으로 이번 리뷰를 마친다.
※ 관련 리뷰 :
2018.11.25 - [손안의 도구] - Carl Zeiss Sonnar 50mm f1.5 Contax Mount
2022.06.25 - [손안의 도구] - Coiro Adapter Ver 2.0
2022.01.21 - [손안의 도구] - Coiro Adapter Ver 1.0 w/ Carl Zeiss Sonnar 50mm f1.5 Contax M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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