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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도구

Fujifilm XF18mm f2.0 FX Mount

 이번에는 호불호가 조금 갈리는 렌즈에 대해 리뷰를 해보려 한다. Fujifilm XF18mm f2.0 렌즈는 X-Pro1과 함께 발매되었으며 X-pro1 중고 판매 시에 같이 딸려 판매가 되곤 하는, 약간은 애물 단지 같은 렌즈이다. 내 손안의 XF18mm 역시 X-Pro1 중고 거래 시에 일괄로 양도 받은 렌즈이다. 렌즈의 크기는 크지는 않으나 사각 후드까지 고려하면 약 6~7cm 정도 되어 X-Pro1 바디와 매우 좋은 균형을 이룬다. 조리개 및 포커스 조절링이 있긴 하지만 물리적으로 작동하는것은 아니며 전원이 들어왔을 때만 작동하는 일종의 전자식 스위치라고 보면 될듯하다. 

 

 

 이 렌즈의 단점은 AF 구동시에 모터소리가 꽤나 크다는 것과 Inner Focus가 아니라는 것이다. 구동 소음과 왜곡 때문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평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타 FX렌즈 대비 상대적으로 작고, 가볍고, 생각보다 화질이 좋아서 마운트해서 나가기 부담이 적다는 평가가 반반 정도의 비율이 되는 듯하다. 나로서는 동영상을 찍지 않아서 그런지 왜곡 말고는 딱히 아쉬울 것은 없다. 하지만 다음에 혹시나 리뉴얼이 된다면 지금같이 항아리 형태가 아닌 렌즈외경과 마운트 외경이 똑같은 원통형으로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생긴게 예뻐야 더 자주쓰게 되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진리이다.

 

 렌즈구조는 디스타곤인지, 비오곤인지, 울트론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1군이 오목렌즈여서 요즘 리뉴얼되는 울트론 구조가 떠올랐으나 1,2군 이외의 구조가 유사하지 않다. 그나마 Canon EF-M 렌즈중 22mm 렌즈가 1,2군이 거의 똑같긴하나 2군부터는 비슷한점이 적다. 소니 E 마운트 용 록시아 21mm - 디스타곤구조의 1군을 제외하고보면 XF18mm와 비슷한 것 같다. 렌즈구조의 진화 과정과 각 렌즈군의 역할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틀린그림찾기 수준의 무식은 이정도로만 뽐내고 결과물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크롭으로 18mm는 환산화각 약 28mm 정도가 되는데 단렌즈로는 처음 써보는 초첨거리라 새로울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편한 화각이였다. 대부분 스마트폰 카메라의 환산화각이 28mm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지금처럼 화각이 다양하지 않았을 때는 28mm/ 35mm/ 50mm / 85mm 단렌즈가 대부분이였다고 알고 있다. 28mm는 그만큼 오래된 화각이고 지금까지도 스트리트 포토에 가장 최적화되어있는 화각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애초에 배경흐림등을 기대하기 어려워 조여서 찍게되는 경우가 많았다. 조인김에 ISO800 + DR400의 조합을 사용하기 좋았고 노이즈도 그다지 거슬릴 정도가 아니라 여행지에서 스냅용으로 아주 좋은 조합이라고 칭찬하고 싶다. 칼에 베이는듯한 선명함은 아니지만 조이면 매우 선명하다. 

 35mm가 카페렌즈라고 하지만 공간이 좁은 카페나 음식점에서는 그마저도 답답한 경우가 있다. 이럴때는 핸드폰 카메라와 같은 화각이 매우 반갑다. 반대편에 앉아있는 상대방과 그 분위기를 같이 담기에도 좋으며 몸을 뒤로 젖히지 않아도 테이블에 펼쳐져 있는 음식 대부분을 담을 수 있었다. 

 

 빛갈라짐은 그렇게 선명한 편은 아니다. 특히 장노출 하는 경우에는 점광원 중심으로부터 물결치는 파동형 노이즈도 있고 광원이 센경우에는 f11 이상 조여도 빛번짐이 발생했다. 하지만 비구면 렌즈를 사용해서 색수차가 발생했던 경우가 거의 없었다. 슈퍼 EBC 코팅 덕에 장노출이나 극도로 조도가 낮은 악조건이 아니라면 플레어나 고스트가 쉽게 발생하지는 않았다.

 

 안타깝게도 왜곡은 신경이 쓰이는 수준이였다. 술통형 왜곡으로 발생하며 초점거리가 가까울때 더욱 눈에 거슬렸다. 덕분에 평행 맞추기도 조금더 어려웠다고 자신의 실력이 아닌 아무런 잘못도 없는 렌즈탓을 해본다.

 써보고 싶은 렌즈가 너무 많아서 시간과 공을 들여 렌즈를 써보지는 못했지만 여행, 일상 스냅에는 충분히 좋은 렌즈라고 평가하고 싶다. 왜곡이 생각보다 있는편이라 그렇지 조리개 값, 선예도, 등등의 광학적인 성능은 렌즈의 크기를 생각하면 매우 좋음에 도장을 찍어주고 싶다. 이제는 발매한지 시간도 꽤나 지나서 찾는이가 많지 않지만 중고가가 20만원대 중반임을 감안하면 1세대 바디 + XF18mm 렌즈의 조합은 가성비 좋은 후지 미러리스 스타터 팩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망상으로 이번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