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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도구

Canon EF 20mm f2.8 USM

 Sigma 12-24mm 렌즈 방출 이후에도 광각렌즈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되었다. 삼양 16mm f2.0 수동 렌즈는 캐논바디에 사용되는 접점이 없어 자동노출이 되지 않아 아쉽지만 선택하지 않았다. 이후에 시그마 20mm f1.8과 캐논 20mm f2.8렌즈를 두고 몇번의 고민 끝에 광각에서 2.8조리개면 충분 할 것 같아 캐논으로 결정했다. 사실 조리개 값보다는 생김새가 캐논쪽이 마음에 들었다. 

 

 

 

 렌즈의 형태는 거의 원기둥에 가까울 정도로 딱 떨어지는 외관을 가지고있다. 또한 USM 모터를 채용하여 정숙한 구동 성능을 보여준다. 거리계창, AF/MF 조절 스위치, 포커스링의 조작감등은 딱히 흠잡을 데가 없다. 다만 L렌즈가 아닌만큼 후드는 별매품인데 이 후드가 각져서 생각보다 예쁘지는 않다. 예뻐야 오래 쓰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에 호환후드를 구매해 각진 부분을 뻬빠질로 동글게 만들어주니 한결 후련했다. 하지만 호환후드의 체결력이 좋지 않아 자꾸 헛돌아 결국엔 후드를 빼고 사용 했다.

 

이미지출처 : usa.canon.com

 혹자는 이 렌즈는 L렌즈 만큼 화질이 좋다며 빨간띠가 둘러지면 아마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렌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어느정도는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신품으로 제 가격을 주고 사기에는 비싼편이다. 차라리 17-40mm를 중고로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성능이 좋긴 하지만 신품으로 지르기엔 비싼편이고 중고 매물도 거의 없으며 연식(1992년 출시)도 꽤나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 손안에 렌즈는 좀더 성능이 좋을 것만 같아서 빨간색 고무줄로 어처구니 없는 장난을 쳐 보기도 했다. 빨간줄이 생기니 왠지 렌즈 자체가 달라보이긴 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고 찍으러 다니진 않았고 그냥 방구석에서만 잠깐 즐거운 상상을 했을 뿐이다...

 

 렌즈구조는 '아마도' 디스타곤의 변형인듯 하다. 이리저리 비슷한 초점거리에 비슷한 조리개를 가진 렌즈를 뒤저봤지만 완전히 비슷한 구조의 렌즈는 없는듯 하다. 애초에 가장 단순한 레트로포커스 구조와 현대의 광각 렌즈는 유사성이 많이 옅어졌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알아서 좋은 쪽으로 렌즈를 만들어줬겠거니 하고 사용한다. 이렇게 글은 썼지만 이 렌즈가 디스타곤 기반이 아니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될만큼 이 렌즈 구조가 뭔지 잘 모르겠다.

 

 광학성능은 평균 이상,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최대 개방에서 중앙부는 선명한 편이고 주변부는 비네팅, 화질저하가 있는 편이다. 조리개를 f5.6 이상으로 조여주면 주변부도 훌륭할 정도로 선명해진다. 17-40mm 사용할 때 조리개가 항상 아쉬웠는데 f4에서 f2.8로 조리개가 커진다고 하더라도 배경흐림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3~5m 내외의 피사체를 찍는다면 아주 미약하게 배경이 흐려지기는 하고 1m 안쪽으로 피사체와 가까워지면 본격적으로 배경흐림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러려고 광각렌즈를 쓰는 것은 아니니 아쉬운대로 배경이 흐려지기는 하더라 정도로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아래 두개의 사진이 f2.8로 근거리를 촬영한 예시이다. 

 

 어느 시기 이후로 삼각대 들고 다니기가 귀찮아 야경도 거의 찍지 않아 빛갈라짐이 정확하게 어떤지 알아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나마 두장 정도 예로 들만한 사진이 있었다. 조리개 날수가 6매여서 빛갈라짐도 여섯갈래로 흩어진다. 플레어는 발생하더라도 그렇게 심하게 발생하지 않는다. 두번째 사진은 조리개를 f8.0 밖에 조이지 않아 끝으로 갈수록 퍼지는 형태의 빛 갈라짐이 형성되었다. 

 

 색수차는 극단적이 경우가 아니면 쉽게 발생하지 않았고 고스트 현상도 왠만하면 발생하지 않았다. 수차나 고스트 모두 발생 하더라도 거슬릴 정도는 아니였다. 특히 색수차는 2~3단 조리개를 조여주면 금방 모습을 감췄다.

 

 지금까지 써온 광각렌즈와 마찬가지로 평행과 대칭을 잘 맞추면 좋은 사진이 나왔다. 17-40mm 줌렌즈를 쓰다가 단렌즈로 넘어와서 처음에는 약간 불편하기도 했는데 이내 익숙해져 불편함이 크지는 않았다.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정말 잘 써왔지만 후지, 소니로 넘어가기위해 캐논바디를 정리하려고 마음먹으면서 중고로 판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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