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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도구

Fujifilm X100s

 X100s는 솔직히 말해서 구여친님께 내가 써보고 싶어 선물한 욕망의 카메라이다. 그때 당시 캐논 센서의 계조와 DR에 섭섭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색감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이 깊어지고 있었다. 진지하게 캐논을 모두 버리고 소니센서를 사용하는 니콘으로 넘어가야 하나, 아니면 미친척 소니의 첫 미러리스 풀프레임 a7으로 기변을 해야하나... 등등 기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했었다. 하지만 결국엔 기변보다는 기추가 좋다는 불변의 진리를 거스르지 못하고 X100s를 구매하게 되었다. S5Pro를 써보지 못한 한도 풀수 있고, 여자친구님과 함께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숭고한 행위도 할 수 있고, 그토록 목말라 하던 DR이며 계조며 색감이 좋은 센서도 써볼수 있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의 나를 정성스레 칭찬해 주고싶을 만큼 아주 아름다운 결론이였다! (사실 이때 X-Pro1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이 때만해도 중고 가격이 꽤나 높았던 상황이라 눈독만 들였었다.)

 

 

 써본적도 없지만 니콘 바디에 후지 CCD를 장착한 S-Pro 시리즈는 왠지 반쪽짜리 같이 느껴졌었다. 맥북이 소니 바이오 노트북으로 나왔다면 이런 느낌이였을까 싶다. 하지만 X-pro1 부터 X100 시리즈, X-T 시리즈 뿐만아니라 GFX 시스템까지! 후지필름은 독보적인 길을 가고 있다. 또한 필름사업의 노하우를 독자적인 필름 시뮬레이션에 녹여내어 '색감의 후지'라고 칭송받고 있다. 

 

 또다시 소비의 변명이 길어졌는데.. 크롭 센서의 환산화각 35mm 똑딱이는 소니 RX1와 비교되곤 했지만 X100s 쪽이 훨씬 예쁘다. 심도나 화질이나 스펙 몇가지가 모자라겠지만 X100s가 더 예쁘다! 무엇보다 예뻐야 자주 손에 쥐지 않겠는가. 그리고 또다시 찬양하게 되지만 후지의 미러리스와 컴팩트 카메라에서 하이브리드 EVF/OVF 적용은 사진을 찍는 재미를 배가 시켰다.

 

 선물하기 전 제대로된 기능을 숙지하고 전달하기 위해 2~3일 밖에 사용하지 못했지만 가장 큰 목적인 써보고싶은 카메라 써보는 것은 성공했다. 단 며칠이지만 사용하면서 큰 만족을 느꼈다. 본연의 JPG 색감도 좋을 뿐더러 그간 목말라 했던 계조와 DR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다. 명부에 유효하긴 하지만 밝은 날 야외에서 DR400을 사용하기 위한 내장 ND필터도 상당히 유용했다. 

 

 붙박이 렌즈인 후지논 23mm f2.0 렌즈에 대해 잠시 토를 달아보자. 사실 이 렌즈의 구조는 어떤 구조를 기반으로 한 것인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 1군의 접합 렌즈 구조도 신기하고 4군의 울렁이는 비구면 렌즈도 참 신기하다. 해당 구조로 100F 까지 사용중이라고 하는데 똑딱이 카메라의 장점이 작은 부피와 적당한 조리개를 유지하기 위해 택한 방식이 아닐까 추측만 해본다. 동일한 초점거리, 조리개의 교환식 렌즈인 XF23mm 와도 구조가 매우 다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결과물에 대한 불만을 짧게 토로해보자면 직사광에 의한 플레어가 꽤나 강하게 발생했고 술통형 왜곡도 있었다. 또한 접사 모드 + 최대 개방에서 갑작스레 소프트해지는 경향도 있었다.

 전작인 X100에 비해 AF속도도 빨라지는등 장점이 많은 카메라였지만 결혼 이후에 구여친님의 윤허를 받아 X-Pro1를 구매하기 위한 제물로 가까운 지인에게 싼값으로 양도 했다. 양도한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사용하는 것을 보면 분명 좋은 카메라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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